사회
검찰 "윤관석 '경쟁 캠프서 300만원씩 뿌린다'며 돈 봉투 제안"…강래구 공소장 보니
입력 2023-06-08 11:28  | 수정 2023-06-08 14:27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 출처=연합뉴스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 캠프의 돈 봉투 액수'를 구체적으로 말하며 현역 의원들에게 각 300만 원의 돈봉투 살포를 제안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습니다.

어제(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은 법무부로부터 받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공소장을 받았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 엿새 전인 2021년 4월 26일 오후 4시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열린 송영길 캠프 기획회의에 돈봉투 살포를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경쟁 후보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뿌리고 있으니 우리도 의원들에게 그 정도의 돈을 주자"고 제안했다고 공소장에 적었습니다.


검찰은 당시 기획 회의에 송영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국회의원들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도 참석해 회의한 결과, 살포 계획이 확정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돈 봉투 자금이 마련된 경위도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강 씨가 그해 4월 중순 이른바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 모 씨에게 '캠프 자금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김 씨가 같은 달 말,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 모 씨에게 "경선 준비를 잘 하라"며 5천만 원을 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윤 의원은 송 전 대표와 다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데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경쟁 캠프가 금품을 흘린다는 정보를 듣고, 김 씨가 박 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까지 알게 되자 이를 돈 봉투 자금으로 쓰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박 씨가 보관 중이던 자금 6천만 원을 300만 원씩 쪼개 윤 의원이 4월 28∼29일 이틀 간 국회 본관 외통위 소회의실과 의원회관에서 전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입니다.

검찰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는 경쟁 후보들보다 대중적 인지도는 높으나 당내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며 "경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전국대의원 및 권리당원의 지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강 씨는 2021년 3월 전국대의원들을 포섭하기 위해 이 씨, 김 씨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지역본부장 대상 자금 제공도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 씨는 "캠프 차원에서 1천만 원 정도를 만들어 보라. 100만 원씩 봉투에 넣어서 지역본부장들 주머니에 넣어 주면 좋을 것 같다", "비용을 줄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돈을 줘서 내려보내는 게 낫지 않겠느냐", "줄 만한 사람만 눈치 봐서 주겠다. 100만 원씩 주기는 그렇고 50만
원씩 하자"고 제안했다고 공소장에 적혔습니다.

같은 해 4월 말, 경선 막바지에는 지역상황실장을 상대로도 돈을 줘야 한다며 이 씨에게 "얘네들도 챙겨줘야 된다", "제일 중요한 게 마지막에 상황실장 애들을 챙기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강 씨가 2018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두 번째 당대표를 도왔으나 떨어졌던 데 대한 책임론을 불식하고, 새 대표 체제에서 치러질 2022년 대선 국면에서 중요 보직을 차지하고자 2021년 경선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다고 공소장에 적었습니다.

다만 그가 공무원 신분이었던 만큼 이 씨를 캠프의 공식 조직총괄본부장으로 내세우고 배후에서 선거운동을 총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상협 기자 lee.sanghyub@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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