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구치소에서 내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계속 달달 외우고 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 남성의 구치소 동기로부터 이같은 말을 들었다며 보복 범죄에 대한 공포를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5월 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중 무차별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 씨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 직접 출연해 가해자가 탈옥해 나를 죽이겠다고 한다. 살려달라”고 토로했습니다.
가해자 B 씨는 당초 살인미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았지만, 검찰은 지난달 31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강간살인미수로 혐의를 변경하고 징역 35년을 구형했습니다. A 씨를 폭행해 실신시킨 후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 피해자의 옷을 벗긴 사실 등이 추가로 적용된 것입니다.
A 씨는 1심 공소장에서 성추행 혐의가 빠진 데 대해 사건 직후 제가 부상이 굉장히 심했기 때문에 범인을 색출하는 DNA 검사는 주로 이루어졌는데 성범죄 때 주로 하는 체내 검사라든가 청바지 안쪽의 검사라든가 이런 것들은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그 부분이 조금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대검찰청의 유전자 정보(DNA) 재감정 결과 A 씨의 청바지 안쪽의 허리·허벅지·종아리 부위 등 4곳과 카디건 1곳에서 B 씨의 Y염색체 DNA가 검출이 확인됐습니다.
A 씨는 강간 살인미수로 공소장 혐의가 변경됐을 심정에 대해 기뻐서 방방 뛰고 너무 신나 있었는데, 뭔가 이질감이 느껴진 건지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났다”며 사실 알려질 대로 많이 알려진 사건인데 내가 직접 성범죄 피해자라는 걸 얘기하는 현실이 되어 버렸으니까 참 기쁘면서도 너무 눈물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검찰 구형량이 높아진 것과 별개로 B 씨의 보복 협박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A 씨는 제가 확인차 구치소 동기분한테 연락했다. 그 동기가 ‘제가 이런 아파트 이름을 들었는데 거기 사시느냐고 묻더라. 가해자가 구치소 안에서 제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계속 달달 외우고 있다고 했다”면서 탈옥해서 때려죽인다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섬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금 가해자가 부산구치소에 있는데 제가 가까이 사는데 소름이 돋는다”며 진짜 나중에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어떻게 올지 모르겠다”고 힘들어했습니다. 그는 소송 과정에서 B 씨가 자신의 주소나 주민등록번호 등의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다행히 오른쪽 하반신 마비는 풀려 계속 재활 중에 있다”면서도 심리적으로는 아직도 불안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2시간 만에 잠을 깬다. 체중이 10kg 정도 줄어들 정도로 아직 기력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이 사건 자체가 그냥 살인 미수가 아니라 어쩌다가 살인이 미수에 그친 거다. 입주민이 우연히 발견한 것 때문에 제가 기적적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제 상세 주소를 알 만큼 ‘보복을 하겠다, ‘탈옥을 하겠다, ‘나가서 때려죽이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와중인데 이 사람을 풀어준다면 저는 예견된 현실을 받아들여야 되나 너무 불안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