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터치한 게 성희롱?"...신학대학원 다니며 성추행한 목사

신학대학원에서 다른 목회자를 성추행해 퇴학당한 목사가 '퇴학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오늘(6일) 법조계에 따르면 목사 A씨는 2017~2018년 사이 여성 목회자 B씨를 수차례 성추행했습니다. 피해자가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등 신체접촉을 반복했습니다.

이에 B씨가 신체접촉에 대해 항의하는 문자메시지까지 보냈지만, A씨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신체접촉은 또다시 반복됐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학교 측은 2020년 12월 피해자로부터 피해 진술을 받았습니다.

A씨는 학교 조사에서도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A씨는 "손을 잡는 것이나 살짝 터치한 것이 어떻게 성추행이나 성희롱이 되냐", "피해자는 인신공격에 능한 사람이다. 그 사람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다" 등의 발언도 했습니다.

대학 측은 A씨의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 2021년 1월 퇴학 처분 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B씨와 신체접촉을 한 것은 사실이나 행위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접촉한 신체 부위는 상대적으로 민감한 부위가 아니고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별다른 문제없이 대학원 과정을 이수한 점 등을 감안하면 퇴학은 과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퇴학 처분은 정당하다”며 A씨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할 경우 목회자 등으로 보다 큰 영향력을 갖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대학원의 재학생들과 비교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피해자를 비난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퇴학처분은 과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