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고령 아빠에게서 태어난 자녀 건강 관련 연구 주목
선천적 결함 가질 위험성 높아...생식 관련 상담 적극적 참여 필요
선천적 결함 가질 위험성 높아...생식 관련 상담 적극적 참여 필요
할리우드 원로 배우 알 파치노(83)가 고령의 나이로 아빠가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미국 NBC 등의 외신이 '할아버지 아빠'를 둔 자녀들의 건강 관련 연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부'(1972)와 '여인의 향기'(1993) 등으로 이름을 알린 알 파치노는 최근 29살의 여자친구 누르 알팔라와의 관계에서 넷째 아이를 갖게 됐습니다.
현지 매체 NBC에 따르면 고령의 아빠에게서 태어난 아기에게 조산이나 선천적 결함, 특정 암, 신경발달장애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최근 10년간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아서 캐플런 뉴욕대 의대 의료윤리학 교수는 "노인들은 성경 시대부터 아기를 낳아왔으므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이들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의 문제 발생 가능성이 더 컸을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캐플런 교수는 출산을 고려 중인 고령의 남성 상당수가 여성과 같은 생식 관련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뿌리 깊은 성차별 때문에 출산이 여성만의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의료계에는 이른바 '고령 부성 연령'이 무엇인지 확립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비뇨기과학회(AUA)와 미국생식의학회(ASRM)는 40세 이상 남성은 태어나는 자녀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는 권고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2018년 스탠퍼드 대학교의 연구진은 45세 이상의 아버지를 둔 아기가 34세 이하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아기에 비해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18%, 미숙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14% 더 높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논문 저자인 마이클 아이슨버그 스탠퍼드대 비뇨기과 교수는 "절대적인 위험성은 낮은 편이고 개인에게는 그다지 의미 없는 수준일 수 있다"라며 "다만 부모가 고령화되는 사회적 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질병 중 일부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 남성들의 출산 연령은 높아지는 추세로, 50년 전에는 신생아 가운데 약 4%만 40세가 넘는 아빠에게서 태어났지만, 2015년 이 비율은 9%로 커졌습니다.
한편 매체에 따르면 알 파치노는 넷째 아이 소식에 "나는 불임"이라며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