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코우 타임즈 "러시아 본토 위협에 경호 강화한 듯"
정부 예산 해당 항목 연간 할당액 77% 5개월 만에 지출
정부 예산 해당 항목 연간 할당액 77% 5개월 만에 지출
우크라이나전이 장기화 하면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본토까지 무인기 공격을 받는 상황 등이 벌어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경호 비용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에 대한 경호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장기전 와중 본토까지 공격받자, 우크라이나 영토 내로부터 전장이 확대돼 크렘린궁이 국가 지도자 경호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위크는 현지 언론 보도 등을 인용해 올해 1~5월 푸틴 대통령과 그 보좌진들의 안전과 보안을 위한 지출이 148억 루블(약 2,390억 원)에 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러시아 정부 예산의 해당 항목 연간 할당액(191억 루블)의 77%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매체 '모스코우 타임스'는 지난해 겨울부터 러시아 본토가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자, 크렘린궁이 보안 조치를 강화하면서 급증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선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까지 무인기 공격 위험에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일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모스크바 크렘린궁 상원 궁전 상공에서 두 대의 무인기가 잇따라 폭발했고, 그로부터 한 달이 채 되기 전인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의 관저가 있는 모스크바 서쪽 외곽 노보오가료보 인근에서 여러 대의 무인기가 격추됐습니다. 러시아 매체는 당시 30대가 넘는 무인기가 모스크바를 공격해 도시 서쪽과 서남쪽 지역 일부 아파트들이 손상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우크라이나가 임박한 대반격 작전에 앞서 러시아 내에 불안을 조성하기 위해 무인기 공격을 감행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보안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해외 방문길에 외국 기관에 체포될 가능성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3월 중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군이 현지 어린이들을 납치해 자국으로 대거 강제 이주시키는 등의 전쟁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ICC 설립 규정인 로마 규정 비준국들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 쿠바와 니카라과를 제외한 모든 중남미 국가 등의 ICC 회원국은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영토에 발을 들이면 체포해야 하는데, 이를 피하고자 푸틴 대통령이 외국 방문을 자제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