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시카고 도심서 야생 매에 공격당한 시민에 '송골매 주의' 경고문 부착
입력 2023-06-03 11:44  | 수정 2023-06-03 12:56
야생 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필드 뮤지엄 측 "올해 너무 낮은 곳에 둥지 틀어 보행자에 더욱 공격적...새끼 크면 공격성 줄어들 듯"

최근 미국 시카고 강변의 고층빌딩 앞 보행자 전용도로에서 퇴근길 직장인이 야생 매 2마리에게 공격을 당하자, 시카고 도심 번화가에 '송골매 주의'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특허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척 발로스카스는 지난주 퇴근길에 갑자기 머리 위로 무언가 큰 물체가 털썩하고 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아 걸음을 멈췄습니다.

발로스카스는 "40cm 크기의 소프트볼이 머리 위에 떨어진 느낌이었다. 곧이어 매의 공격이 시작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매의 부리에 머리를 쪼여 두피가 2.5cm가량 찢어지는 상처를 입은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현지 매체 선타임스는 "사고 당시 발로스카스는 시카고 강변의 번화가 중 하나인 웨커 드라이브를 걷고 있었다"며 "송골매 한 쌍이 인근 건물 7층 난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 3마리가 부화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건물의 보안요원은 "송골매의 공격을 받은 사람이 발로스카스 외에 최소 1명은 더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건물주는 '경고! 송골매 조심! 건물 난간 위 둥지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매들이 공격할 수 있으니 다른 길로 돌아가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카고 소재 유명 자연사박물관 '필드 뮤지엄'(Field Museum) 측은 "최소 2016년 이후 매년 봄 야생 매들이 시카고 도심 빌딩에 둥지를 짓는다"며 "올해는 너무 낮은 곳에 둥지를 틀어 보행자들에게 더욱 공격적으로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겁을 줘서 새끼들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새끼들이 조금 더 크고 나면 공격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시카고 ABC방송에 따르면 송골매는 시카고를 상징하는 새이며, 한 때 일리노이주의 '멸종 위기종' 목록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카고시의 '송골매 보호 프로그램' 덕분에, 현재 필드뮤지엄 관리 하에 시카고에서 서식하는 송골매는 20쌍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