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명 살리고 떠난 40대…5년전 중환자실서 약속한 장기기증 지켰다
입력 2023-05-30 13:49  | 수정 2023-05-30 13:59
기증자 이찬호(45) 씨/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개인 사업장서 화재로 뇌사…심장·신장·폐장·간장 기증

5년 전 병원에서 장기기증을 받지 못하고 숨진 환자를 본 뒤 기증을 결심한 40대 남성이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1일 명지병원에서 이찬호(45)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좌우 신장, 폐장, 간장을 기증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개인 사업을 하던 이 씨는 지난 7일 사업장에서 잠을 자던 중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에게 구조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 씨는 2018년 여름휴가 때 다이빙을 하다가 목뼈 2개가 부러져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당시 중환자실에 입원한 그는 장기기증을 기다리던 다른 환자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를 계기로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사람을 살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 씨는 성격이 밝아 주변에 사람이 많았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나서서 돕는 활동적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 씨의 누나는 "하늘나라에서는 네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 줘. 누나는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의 추억이 우리 가족에게 남아있는 동안 넌 가족과 함께 살아갈 거야"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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