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입술·외음부에 난 물집들 '대상포진' 아니다...정확한 병명과 원인은?
입력 2023-05-27 17:58  | 수정 2023-05-27 18:02
헤르페스(단순포진) 1형 바이러스 / 사진=게티 이미지 뱅크
포도송이처럼 생긴 물집은 대부분 단순포진...일명 '헤르페스'
1형은 입 주변을 포함한 얼굴에, 2형은 외음부에 발병돼


입 주변 등 한 부위에 포도송이처럼 물집이 잡혀 오래 간다면 대상포진이 아닌 단순포진을 의심해 보셔야겠습니다.

입 근처에 자리 잡은 수포 때문에 통증이 오래가면 대상포진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명 헤르페스라고 부르는 단순포진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Human Herpes Viruses) 가운데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가 피부·점막에 침투해 물집을 만드는 질환이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통해 감염됩니다. 한 번이라도 감염됐다면 회복된 뒤에도 후근신경절이라는 신경조직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염증 등이 심하면 쉽게 재발해 증상을 나타내고는 합니다. 단순포진은 허리 위에 생기는 '1형'과 허리 아래에 생기는 '2형'으로 나뉘며, 개인의 면역 상태와 바이러스가 침투한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렸을 때 바이러스를 가진 가족·친구와 접촉하면서 헤르페스 1형 바이러스에 감염됩니다. 식기·수건 등을 같이 쓰거나 입을 맞춰도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습니다. 물집이 자리 잡기 전에는 화끈거림·통증·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에는 짧은 시간 동안 입술의 경계를 중심으로 뺨·턱·코·구강 점막 등에 물집이 잡힙니다.


2형 바이러스는 성기 부위에 병변을 만들며, 대부분 성관계로 바이러스가 전파됩니다. 외음부 주위에 물집이 자리 잡는 2형의 경우 성병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으며, 수포 외에도 근육통·발열·무력감·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물집이 포도송이처럼 무리 지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질환을 더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물집 발생 부위를 보고 조직검사 등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감염 부위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상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오랜 시간 동안 나아지지 않거나 합병증이 나타났다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김윤미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진료실을 찾는 환자 가운데 몸에 물집이 생기면 대상포진일까 봐 두려움을 갖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원인 바이러스도 다르지만, 단순포진은 한 곳에 국한되고 대상포진은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물집이 생긴다는 차이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물집이 생기는 것만으로 병명을 정확히 알아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몸에 이상 반응이 있을 때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일찍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물집이 생겨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을 쓰게 되면 오히려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대상포진은 백신 접종을 통해서도 막을 수 있지만, 물집이 잡히는 바이러스를 가장 잘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포진 등을 예방하려면 평소 영양·수면·피로·스트레스 등 건강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하며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또, 가족 간에도 수건·컵 등 위생용품을 같이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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