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류여해 "홍준표, 성희롱 안 했다고 거짓말"…손해배상 1심 패소

홍준표 대구시장과 여러차례 법정공방을 벌인 악연이 있는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홍 시장을 상대로 "기자회견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또 한 차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김병휘 판사는 홍 시장이 3,01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낸 류 전 최고위원의 청구를 지난 24일 기각했습니다.

류 전 최고위원이 문제삼은 건 지난해 10월 홍 시장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었습니다.

기자들이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양두구육'·'신군부' 표현 등으로 당원권 1년 정지 추가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홍 시장은 "표현의 자유도 있지만 징계의 자유도 있다"며 자신이 당대표일 때 류 전 최고위원을 제명한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홍 시장은 "내가 실제로 당대표일 때 당에 해악을 끼치고 내가 성희롱하지도 않은 걸 성희롱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소송까지 했다, 그래서 한 사람 징계해서 제명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7년 홍 시장이 당대표였던 당시 자유한국당은 "허위사실 유포와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당의 위신을 훼손했다"며 당시 최고위원직에 있었던 류 전 최고위원을 제명했습니다.

그러자 류 전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홍 시장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을 성희롱했었다고 주장했고, 이에 당시 홍 시장은 SNS와 기자간담회에서 "주막집 주모의 푸념 같은 것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다", "성희롱을 할 만한 사람한태 해야지" 같은 표현을 썼습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해당 표현을 문제삼아 홍 시장에게 정신적 피해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고 지난 2020년 대법원은 홍 시장이 600만 원을 배상하라며 류 전 최고위원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런 배경을 두고 류 전 최고위원은 "홍 시장은 '주막집 주모', '성희롱할 사람을 성희롱' 같은 발언으로 배상 판결이 확정되는 등 성희롱 사실이 인정됐음에도 다시 기자회견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심리한 1심 법원은 "'주막집 주모', '성희롱할 만한 사람한테 해야지' 발언으로 배상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해당 발언이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따른 모욕으로 인정된 것이지 성적인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1심 법원은 "홍 시장의 기자회견 발언은 준비된 원고에 따른 게 아니라 기자의 질문에 즉흥적으로 답변하는 도중 나온 것으로 정돈된 발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