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키스탄, 정국혼란 속 칸 前 총리 지지 성향 언론인 잇따라 실종
입력 2023-05-26 14:54  | 수정 2023-05-26 15:11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사진=연합뉴스
이달 초 칸 전 총리 체포 후, 보석 석방 과정에서 분위기 더욱 고조
국경없는기자회 "실종자 행방 밝혀라"

임란 칸 전 총리 지지자의 시위와 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정국이 혼란한 파키스탄에서 야권 성향의 언론인이 잇따라 실종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BOL TV 소속 저명 언론인 사미 아브라힘이 실종돼 며칠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지난 24일 자체 트위터를 통해 아브라힘의 실종 사실을 알렸고, 아브라힘의 가족과 BOL TV는 납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의 가족 알리 라자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귀가하던 아브라힘이 차량 4대에 나눠탄 괴한 8명에 의해 끌려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칸 전 총리 지지자로 알려진 아브라힘은 그동안 현 셰바즈 샤리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왔습니다.

앞서 2주 전에는 또 다른 칸 전 총리 지지 성향의 방송 기자 임란 리아즈가 실종됐습니다.

이에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리아즈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며 파키스탄 정부에 법을 준수하고 리아즈의 행방과 상태에 대해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 언론계는 아울러 지난해 10월 케냐에서 현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저명 언론인 아르샤드 샤리프의 죽음에 대해서도 진실을 규명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샤리프가 표적 살인에 의해 숨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시위를 벌이는 칸 전 총리 지지자/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파키스탄의 언론인들은 지난 몇 년간 정치 혼란과 경제난이 깊어지면서 각종 위협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언론자유 감시단체인 '자유네트워크'는 작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1개월간 파키스탄에서 언론인 대상 공격이 140건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직전 같은 기간 언론인을 겨냥한 공격 건수 86건에 비해 63%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이달 초 칸 전 총리가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과정에서 더욱 고조됐습니다.

칸 전 총리는 2018년부터 집권하다 작년 4월 의회 불신임으로 총리직에서 밀려났으며 그간 여러 건의 부패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야권 지지자들은 칸 전 총리가 지난 9일 체포된 직후 군부대와 언론사, 경찰서 등을 습격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며 당국이 군 병력까지 동원해 대응함으로써 칸 전 총리 지지자 5천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 반테러 법원은 체포된 이들 가운데 16명을 군 법정으로 넘긴 상태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