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림(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돼 복역했던 작곡가 고 윤이상에 대한 법원의 재심 결정에 검찰이 항고했습니다.
서울고검은 지난 19일 윤이상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심 결정을 내린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재심 사유가 사법경찰관이 윤이상을 불법 구금하는 등 직무상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인데 이것이 명확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사법경찰관이 직무 관련 죄를 지은 것이 확정 판결로 증명되거나 법관에게 확신을 줄 정도로 증명된 경우에 재심이 가능하다고 판시해 왔는데 이 사건은 직무상 범죄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재심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검찰은 또 재판 기록상 윤 씨가 북한에서 반국가 단체 구성원을 만나거나 금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점도 항고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동백림 사건은 지난 1967년 중앙정보부가 유럽에 있는 유학생, 교민 등 194명이 동베를린 북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간첩 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입니다.
당시 독일에서 활동하던 윤이상은 한국으로 이송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년간 복역했는데, 당시 법원은 간첩 혐의는 무죄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즉시항고는 법원의 결정 등에 불복해 상급 법원에 항고하는 절차로, 송달일로부터 7일 이내 원심법정에 신청하게 돼 있습니다.
대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기각하면 서울고법이 재심 절차를 개시하고 항고를 인용하면 재심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길기범 기자 roa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