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길 속 뛰어들어 8명 구했는데...부상 입으니 "치료비는 자기 부담"
입력 2023-05-19 16:47  | 수정 2023-05-19 16:48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빌라 옥상 화재 사진/사진=연합뉴스


빌라 화재 현장에서 30대 남성이 이웃들을 대피시켜 생명을 구했지만 치료비를 직접 내야 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화제입니다.

어제(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은 구했지만 돌아오는 건 후회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인천에 사는 39세 가장으로 소개한 이 남성은 "지난달 일하는 장소 근처 빌라에서 불이 나 119에 신고한 뒤 무작정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글쓴이는 주변에 화재 발생 상황을 큰 소리로 알리고 화재 현장에 직접 뛰어 들어가 1층부터 5층까지 주민들을 대피시켰습니다.


그는 자기 빌라에 불이 났냐며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분들부터 어르신들까지 8명을 대피시켰다”면서 3분 정도 구조활동을 펼쳤고 아무것도 없이 화재 현장에 들어가 가스를 마셨다”고 밝혔습니다.

유독가스를 마신 그는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구급차에 실려 가까운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습니다.

그러나 이 남성은 병원에서 치료비를 요구해 황당했다는 느낌을 전했습니다.

그는 "나름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치료 후 치료비를 내고 가라는 얘기에 황당함을 느꼈다"며 "치료 이후에도 한 달 이상 가슴에 통증을 느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사람을 구하고 아파서 소방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갔으니 치료비를 안 낼 줄 알았다"며 "다친 주취자들은 병원으로 이송해서 치료해주고, 돈 안 내고 가도 '어쩔 수 없다. 치료비는 세금으로 메꾼다'고 하던데 너무 어이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불은 지난달 4일 오전 10시 17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옥상에서 났습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와 구급차 등 장비 17대와 50명의 인력을 투입해 5분만에 불을 완전히 껐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빌라 옥상에서 불이 나 출동한 것은 맞지만 남성과 관련한 일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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