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0년 일한 태국인 노동자 시신 유기한 농장주 집행유예
입력 2023-05-17 15:11  | 수정 2023-05-17 16:34
의정부지방법원 / 사진=연합뉴스
시신 유기 도운 아들도 집행유예

경기 포천시 한 돼지농장에서 일하던 태국인 노동자가 사망하자 시신을 인근 야산에 유기한 농장주인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이우희 부장판사)은 오늘(17일) 시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남성 농장주 김 모 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시체를 유기한 방법이나 경위는 불량하다. 범행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범행 후에도 처음에는 자신의 행위를 사소한 것으로 여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피해자의 유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합의했으며 임금 체불을 비롯해 피해자와 별다른 갈등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의 시체유기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 씨의 아들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경찰에 신고를 권유하는 등 자신의 죄를 반성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3월 돼지농장에서 일하다 숨진 태국인 노동자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태국인 노동자는 미등록 외국인 신분으로 10년 간 농장에서 일하다가 건강 상 이유로 숙소에서 숨졌습니다.

김 씨는 시신을 발견하고 술에 취한 상태로 아들을 불러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아들은 김 씨에게 시신 발견 사실을 신고하자고 설득했지만 김 씨가 거절했고 결국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태국인 노동자는 돈사와 수 미터 떨어진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농장주는 경찰 조사에서 "미등록 외국인을 불법 고용한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농장주에게 징역 5년을, 아들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장덕진 기자 jdj1324@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