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법, 이 회장 판결 때 말 몰수 명령
검찰 늦장 집행에 2년여간 삼성이 대리 관리…수천만원 들어가
검찰 늦장 집행에 2년여간 삼성이 대리 관리…수천만원 들어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뇌물로 제공한 말이 공매 매물로 올라왔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경매 절차가 유찰됐습니다.
검찰이 뒤늦게 범죄 수익 몰수 집행에 나서면서 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 (1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에 이 회장이 정씨에 제공했던 말 ‘라우싱이 최저입찰가 1억400만원에 매물로 올라와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라우싱을 매물로 올리면서 2017년 국내 반입 이후 훈련 및 대회 출전 경력이 없어 내용 연한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2016년 최초 구입 비용(50만 유로·7억원) 대비 감정가액이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1차 입찰기간(10∼16일) 동안 아무도 공매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통상적으로 공매가 한차례 유찰되면 다음 입찰 때에는 가격이 20∼30%까지 떨어집니다.
삼성 쪽에서 정씨에게 라우싱을 제공했던 2016년쯤 라우싱의 가치는 7억원(50만유로)에 이르렀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는 동안 말을 훈련시키지 않아 감정 가격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라우싱의 감정평가서를 보면 A감정평가사는 말의 수명이 25∼30살임을 고려하면 라우싱(16살)을 마장마술 경기용으로 사용 가능한 기간은 향후 4∼5년 정도인데 국내 반입 이후 훈련이 없었기 때문에 공식 대회에 출전하려면 상당 기간 훈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대회용으로는 사용이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B감정평가사도 마장마술 대회에서 입상하는 말의 나이가 18살 미만이고, 선호되는 경기용 말의 나이가 7∼12살임을 감안하면 라우싱은 대회보다는 교육 훈련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했습니다.
A감정평가사는 라우싱의 가격을 1억2천만원으로 책정하고, B감정평가사는 1억3천만원으로 평가해 라우싱의 최종 감정평가액은 1억25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대법원은 2021년 1월 이 회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을 선고하면서 라우싱 몰수 명령을 내렸는데, 집행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2년이 지난 올해 초에야 뒤늦게 위탁·보관을 위한 예산 신청과 매각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이 기간에 라우싱은 삼성이 관리해왔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2년 동안 몰수 집행을 하지 않으면서 삼성은 라우싱 관리 비용으로만 수천만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검찰은 삼성이 라우싱 관리비용으로 쓴 금액을 보전해주기 위해 법무부에 예산 배정을 요청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