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지 못하게 하는 건 '자유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1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A씨가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받자 지난해 8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자유권 침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회복무요원 A씨는 지난해 8월 16일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가 자신을 관리하는 법원 공무원으로부터 '복무의무 위반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A씨는 이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기했습니다. 진정서에는 "사회복무요원은 사복 차림으로 출근해 제복으로 갈아입은 뒤 업무를 시작한다"며 "당시 날씨가 40도에 가까웠고, 집중호우가 자주 내렸기 때문에 출근 시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이 일반적이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직원은 규제하지 않고, 사회복무요원의 복장만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공무원 측은 "사회복무요원의 반바지를 불편해 하는 직원들이 있어 통제한 것이며 무릎을 덮는 반바지는 허용했다"며 "공공기관의 품위 유지를 위해 필요한 정당한 행위"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사회복무요원 출퇴근 복장 제한이 헌법 제 10조 행복추구권이 보장하는 일반적인 행동 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반바지를 착용한다고 해서 공공기관에 부정적인 인식과 영향을 끼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40도를 웃도는 날씨와 집중호우가 빈번한 날씨에 반바지 정도의 노출이 과하다며 이에 경위서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서울공등법원장에게 사회복무요원 관련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