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살인 사건 가해자…최근 마약 밀수 혐의로 재판 중
2012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수원역 폭행 살인 사건의 가해자들이 출소 후 마약 밀수 혐의로 구속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원역 미성년자 집단 폭행 살인사건 피해자의 지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피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피해자는 사건 당일 사망했고 그 여동생마저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에 피해자의 늙은 노모를 대신하여 글을 작성한다"고 말했습니다.
A씨가 언급한 수원역 미성년자 집단 폭행 살인사건은 지난 2012년 발생한 사건입니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가해자 일행이 눈이 마주친 20대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 1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습니다.
A씨는 "사건 이후 제 지인과 지인의 가족들은 지옥과도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며 "가해자들은 도리어 피해자에게 전화해 '우리가 죽인거냐, 네 친구가 XX거지'라고 조롱하고 모욕했다"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가해자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 8년, 5년을 선고받았으나 미성년자인 점 등이 참작돼 항소심에서 형량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A씨는 "솜방망이 처벌로 사건은 끝이 나게 됐다"며 "피해자 가족들은 죽고 싶었지만 이겨내려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출소 뒤 떳떳하게 SNS에 '역경을 이겨낸 놈들아 사랑한다'라는 문구와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들이 언급한 '역경'은 교도소 수감 생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A씨는 "제 지인의 죽음이 저들에겐 고작 역경이라는 이름의 추억팔이로 전락했다는 것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인의 친여동생도 충격을 이기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제 지인의 가족은 송두리째 (삶이) 무너졌는데 가해자들은 렉카 사무실, 삼겹살집을 운영하며 떳떳하게 잘 살아가더라"면서 "세상이 너무 원망스러웠다"고 했습니다.
A씨가 11년 전 사건을 다시 꺼내 든 이유는 가해자 중 일부가 최근 마약 밀수 혐의로 또다시 재판을 받고 있어서입니다.
A씨는 "가해자 무리 중 몇몇이 필로폰 9㎏을 밀수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며 "가해자들이 부디 이번에는 엄벌을 받기 바라는 마음에 재판까지 직접 참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1심에서 검사가 징역 30년형을 구형했지만 판사는 징역 12년형을 선고했고, 2심에서는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와 대형로펌을 선임하더니 2심에서 구형이 15년형으로 깎였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11년 전의 악몽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며 "부디 이번에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엄중한 법의 철퇴를 맞을 수 있도록 엄벌탄원서를 제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일부 가해자들의 마약 밀수 혐의 재판 선고는 모레(18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