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이 건조하면 독감 걸리기 쉽다
봄에 특별히 건조해지는 것은 피부만이 아니다. 종종 입속도 바싹 마르는데, 침이 부족하면 세균 방어력이 떨어져 폐렴이나 독감에 걸리기 쉽다. 입속 건조를 막고 독감도 예방하는 구강 관리법을 알아보자.
세균 침입 막는 파수꾼, 침
질병관리청은 지난 4월9~15일 동안 외래환자 1000명당 18.5명이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의 4배에 달하는 수치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했지만 독감에 걸린 이도 있다. 연령, 기저질환, 건강 상태에 따라 백신 효과가 다를 수 있어서다. 다만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예방 수칙이 있는데, 바로 입속 건강을 사수하는 것이다.구강 상태를 말해 주는 중요한 지표는 침이다. 침은 기본적인 소화 작용 외에도 입안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 내리는 윤활 작용으로 점막을 청결히 유지하고 충치를 예방한다. 또 다른 침의 중요한 기능은 살균 작용이다. 침은 입안에 난 상처를 치료해 빨리 아물게 하고, 외부의 세균이 몸속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걸러 낸다. 따라서 침이 부족하면 입속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특히 침에 진지발리스균이 많으면 독감에 걸리기 쉽다. 잇몸 질환의 핵심 원인균으로 알려졌던 진지발리스균이 독감 바이러스의 침투와 증식을 적극 돕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강 상태를 청결히 해 진지발리스균을 억제하는 것도 독감 바이러스를 막는 방법이다.
구강 건조증 자가 진단 지표
평소 입속이 잘 마르고 텁텁한 기분이 든다면 ‘구강 건조증이 아닌지 체크해 보자.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1.5ℓ가량 침을 분비하는데, 분비량이 1분당 0.1㎖ 이하면 구강 건조증으로 진단한다. 내 입속이 건조한지 점검하는 지표들이 있다. △침 양이 적고 거품이 많이 생긴다. △충치가 많다. △치주염이 잘 생긴다. △혀에 백태가 잘 낀다. △혀에 주름이 생기고 갈라져 보인다. △입술이 마르고 가장자리가 갈라지며, 염증이 잘 생긴다. △입안에 곰팡이 감염이 자주 발생한다. △입안에 궤양이 자주 나타난다. △틀니 아랫부분 조직에 염증이 반복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구강 건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촉촉한 입속 관리하는 생활 수칙
세균 침입과 번식을 막는 첫째 가는 방법은 침 분비를 늘려 구강을 촉촉히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루에 물을 8잔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벌컥벌컥 들이켜기보다 입안을 고루 적시듯 천천히 돌려 마시고, 치아에 자극을 주지 않는 미지근한 물을 이용한다. 저작 활동은 침 분비 효과가 뛰어나다. 음식은 천천히 오래 씹고, 무설탕 껌을 씹는 것도 좋다. 또 신맛 나는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면 침샘이 자극돼 침 분비가 활발해진다. 반대로 수분을 빼앗는 담배, 술, 차, 커피, 맵고 짠 음식 등은 가급적 피한다. 별다른 구강 질환이 없다면 구강 청결제 사용은 삼간다. 청결제 속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면서 수분을 함께 빼앗아 입안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9호(23.5.1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