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 기타가와, 10대 소년 연습생 상대로 성폭력 사실 드러나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즈', "피해 호소하는 분들께 사죄"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즈', "피해 호소하는 분들께 사죄"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즈 사무소'가 고(故) 쟈니 기타가와 창업자의 남성 연습생을 상대로 한 성폭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오늘(15일) 기타가와의 조카이자 쟈니스 사장인 후지시마 쥬리 게이코는 영상을 공개해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로 세상을 크게 소란스럽게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타가와는 1962년 쟈니즈 사무소를 설립해 '스마프'와 '아라시', 기무라 타쿠야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내 '일본 아이돌의 대부'로 알려졌으며 2019년 7월 87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생전에 남성 아이돌 지망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3월 공개한 다큐멘터리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Predator: The Secret Scandal of J-Pop)에 따르면 아이돌 지망생 하야시(지망생)는 15세 때부터 기타가와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오디션장에서 기타가와를 처음 만난 하야시는 그의 자택으로 초대 받아 강제로 목욕을 당하고 구강성교를 당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또 다른 소년 연습생 역시 학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성폭력을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쟈니즈 출신 가수 가우안 오카모토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5~20차례 지속된 성적 피해를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나의 첫 피해는 사무실에 입사한 지 2개월 후인 15살 때"라며 "소속 가수들은 기타가와가 누군가에게 마사지를 해준다고 하면 다들 '오늘은 이 아이 차례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과거 드라마나 광고 출연, 가수 데뷔 등은 모두 기타가와의 한 마디로 결정됐다"라며 "(성폭력 피해를 참으며) 쟈니스 사무소의 높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이제는 일본 예능계에서 이런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FocuSON(호카손)에는 ‘일본 대형기획사 아이돌 탈퇴한 멤버의 폭로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해당 소속사 아이돌 출신 마에다 코키가 성폭력 혐의에 대해 "내가 말 할 수 있는 것은 대표 키타가와가 동성애자인 사실과 데뷔 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적도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후지시마 사장은 무엇보다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라며 관계자와 팬들에게 실망과 불안을 끼친 것에 대해서도 사죄한다”라고 말하며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쟈니즈는 기타가와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사실 여부 판단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가해 혐의를 명확히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eesjee2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