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4% "폭언·폭행 경험"
모욕·명예훼손 18.9%…부당 지시 16.9%
모욕·명예훼손 18.9%…부당 지시 16.9%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돼 가지만 여전히 직장에서는 폭언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직장갑질 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 동안 경험한 직장내 괴롭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000명 중 약 14.4%가 폭행과 폭언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모욕·명예훼손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18.9%였습니다. 부당지시는 16.9%, 업무외 강요 11.9%, 따돌림·차별은 11.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폭행·폭언의 경우 지난 2021년 14.2%였던 응답이 지난해에는 7.3%까지 줄었지만 올해 다시 14.4%로 2배 가량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했을 때 재택근무를 하다 엔데믹 이후 대면근무로 되돌아가는 추세 속에서 폭행과 폭언을 당한 사람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응답자는 "A과장이 내려오라고 해서, 하던 업무를 마치고 가려고 했는데 또 다시 전화가 왔다. '야 빨리 안 내려오냐. 야 XX 빨리 내려오라는데 왜 안 내려와'라며 다그쳤다"면서 "저는 전산원 업무도 힘든 데 제조일까지 배우는 것은 힘들다고 했더니, A과장이 제 귀에 대고 '업무 배우라고 했냐', '무엇을 힘들다고 하냐'며 욕설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응답자는 "B과장은 평소에 '야'는 기본이고 입을 '아가리'라고 말한다. 현장에 있는 근로자들을 전부 모아 실적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온갖 폭언과 욕설, 심지어는 인신공격까지 일삼는다"며 "B과장은 카카오톡 대화창에 노골적으로 '욕 처먹고 싶으면 저한테 오세요. 얼마든지 욕 처해줄테니'라고 말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아울러 "다 큰 성인이 도대체 왜 생각이 없나", "뚱뚱한 여자는 매력이 없다" 등의 폭언과 성희롱 피해를 입은 응답자도 있었습니다.
직장갑질 119는 "욕설하는 부장이 활개 치는 회사가 다른 노동법을 잘 지킬지 의문"이라며 "특별근로감독으로 불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