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 끌던 노인 치어 사망케 한 20대 음주운전자 '징역형 집유'

"피해자가 리어카 끌고 중앙분리대 있는 도로 무단횡단한 과실도 사고의 한 원인"

음주 운전을 하다 리어카를 끌던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오늘(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8단독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25세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9월 30일 오전 5시 50분께 대전 서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한 상태로 제한속도인 시속 50km를 훌쩍 넘은 시속 82km로 과속운전을 하던 A 씨는 리어카를 끌고 차도를 횡단하던 74세 B 씨를 들이받았습니다.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4시간여 만에 숨졌습니다.

A 씨는 세종시의 한 도로에서 사고 현장까지 25km 구간을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훨씬 웃도는 혈중알코올농도 0.153%의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술에 취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며 위험운전치사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리어카에 폐박스가 높이 쌓여 있었고 가로등도 켜져 있어 발견하기 어렵지 않았던 점으로 볼 때 음주 영향으로 주의력과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음주사고를 내 피해자가 사망했으나 피해자가 리어카를 끌고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를 무단횡단한 과실도 사고의 한 원인"이라며 "유족과 합의한 점, 5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