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살 막아달랬더니…다짜고짜 총 50발 쏜 미국 경찰들
입력 2023-05-11 13:55 
사진=연합뉴스


'가족이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미국 경찰이 차에 타고 있던 자살 시도자를 향해 다짜고짜 총 50발을 쏴 중상을 입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 10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건은 2년 전인 2021년 5월 7일 오후 6시 15분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요크 카운티의 한적한 도로변 숲에서 벌어졌습니다.

트레버 뮬리넉스는 당시 자신의 픽업트럭 운전석에 앉아 사냥용 산탄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 태미 비슨은 차 밖에 서서 4시간째 아들을 설득하는 중이었습니다.

트레버는 이틀 전 애인과 다툰 뒤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고,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당일 할머니 묘지를 찾아간 것을 알고 황급히 찾아가 만류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다른 가족의 신고를 받고 경찰관 4명이 출동했습니다.

보통 경찰은 자살 시도 현장에 가면 어떻게든 설득을 통해 자살을 하지 않도록 말리는 게 상식이지만, 출동한 경찰관들은 두 사람에게 다짜고짜 "손을 들라"고 여러 차례 외쳤고, 이내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당국이 경찰관 바디캠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경찰관들은 경고를 낸 지 약 6초 만에 총을 발사했습니다.

트레버가 총을 집어 들려 해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경찰관의 해명입니다.

이들 경찰관은 픽업트럭을 향해 50발 넘는 총알을 퍼부었고, 트레버는 머리에 3발을 비롯해 양손과 사타구니 등에 모두 9발을 맞았습니다.

경찰관들은 피를 흘리는 트레버에게 수갑을 채운 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여러 차례 큰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모자는 사건 발생 2년 만인 이달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찰 당국과 현장에 있던 경찰 4명을 중대 과실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요크 카운티 민사법원에 고소했습니다.

비슨은 소장에 "경찰들이 마치 존 웨인 주연의 서부영화에 나오는 카우보이들처럼 나타났다"고 썼습니다.

이들의 몸에 부착된 바디캠과 픽업트럭 앞에 세워진 경찰차 CCTV 영상에는 이들이 총을 뽑고 발사해 트럭 앞 유리가 순식간에 벌집이 되는 장면이 생생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옆에서 보고 있던 비슨이 비명을 지르며 아들 있는 트럭으로 달려가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원고 측 변호인은 경찰이 총을 쏘기 전에 트레버는 트럭 안에서 손을 들고 있었고, 아무런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트레버가 총을 집어 들려 해 부득이 총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WP는 카메라 영상으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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