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북한의 무인기 침입에 준비돼 있지 않으며 그런 약점을 바로잡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미국 군사정보 당국의 진단이 전해졌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WP는 최근 게임채팅 채널 '디스코드'에서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가운데 작년 12월 북한 무인기의 한국 영공 침입 사태를 다룬 문건의 내용을 현지시간 10일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작년 12월 26일 무인기 5대를 한국 영공에 보냈고 그 가운데 하나는 대통령실 근처 비행금지구역까지 침범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국군은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급히 출격시켰으나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했습니다.
WP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미군 고위 지도부에게 보고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 문건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기밀문건에는 한국 방공망의 취약한 실태가 적시됐습니다.
신문은 "문건이 새로 등장하는 위협에 걸맞지 않은 한국의 무기력한 방공 역량을 지목하며 한국군이 작년 12월 침범 때 무인기를 탐지·추적· 파괴하는 데 고전한 까닭을 새로 조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상 레이더와 항공기 사이의 더딘 통신 때문에 대응이 차질을 빚었고 한국 지휘관들에게는 명확한 교전수칙이 없었다는 내용이 문건에 담겼다"고 설명했습니다.
문건에는 보안이 되지 않는 상공을 노리는 북한 비행기 조종사가 이용할 수 있는 방공망의 구멍, 부수적 피해에 대한 우려도 담겼다고 WP는 보도했습니다.
WP는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약점에 대처해 올해 말까지는 드론부대를 설립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계획을 완전히 이행하고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획득하는 데 3∼5년은 걸릴 것이라는 게 미국 관리들의 추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문건에는 "한국군이 향후 최소 6개월 동안은 북한 무인기 침범에 조율된 대응을 일관적으로 발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관측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통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