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원 댓글 조작' 서천호 전 국정원 차장 2심도 집행유예

이명박 정부시절 경찰관들을 동원해 댓글을 달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이 2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서경환 한창훈 김우진 부장판사)는 오늘(1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서 전 차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중립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여론 형성에 개입했다"며 "소속 경찰관 200여 명에게 댓글을 쓰게한 것은 직권남용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최전방에서 지켜야 할 경찰이 댓글 조작에 관여한 것은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일부 댓글에 대해서는 작성자 스스로가 경찰임을 드러냈고, 언론을 호도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해 일부 무죄로 보고 감형을 결정했습니다.

서 전 차장은 부산경찰청장이던 지난 2011년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의 지휘에 따라 경찰관들에게 '부산 희망버스' 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서 전 처장은 "불법 폭력행위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있었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항소했습니다.

한편 댓글 여론공작을 지휘한 조 전 청장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