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유족이 노조에 장례 절차 위임
유족이 노조에 장례 절차 위임
노조활동에 대한 수사에 항의하며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 씨의 장례가 서울에서 노동조합장(葬)으로 치러집니다.
노조는 오늘(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양 씨의 빈소를 차리고 노조장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유가족으로부터 장례 절차를 위임받은 노조는, 오늘 오전 강원 속초의 성당에서 가족들이 미사를 지낸 뒤 운구하기로 했습니다. 장례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양 씨는 지난 1일 오전 9시 35분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해 전신 화상을 입고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튿날 오후 1시 9분쯤 숨졌습니다.
양 씨는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혐의가)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요'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 형식의 편지를 남겼습니다.
양 씨는 건설노조 강원지부 조합원 2명과 함께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습니다.
/사진 제공 = 민주노총 건설노조
법원은 양 씨 분신 당일인 1일 오후, 양 씨를 포함한 3명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원 지역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현장 간부 급여를 요구하는 등 건설 업체들로부터 80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습니다.
경찰과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양 씨 차량에서 기존에 발견된 유서 외에 밀봉된 유서 3통을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노조는 이 중 노조 앞으로 남겨둔 유서의 내용을 3일 공개했는데, '동지들은 힘들고 가열찬 투쟁을 하는데 저는 편한 선택을 한 것 같다', '동지들 옆에서 힘찬 팔뚝질과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겠다' 등의 내용이 적혔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관련, '노동자를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적혀있었습니다.
한편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 조합원 5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합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