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빈방문 공식 환영행사에 초청된 한국학교 합창단 아이들
한국어와 영어로 '아리랑'과 '투모로' 합창
조 바이든 대통령, "백악관에 또 와줄 수 있겠니?"
예정된 45초의 짧은 공연을 12분으로 바꿔
한국어와 영어로 '아리랑'과 '투모로' 합창
조 바이든 대통령, "백악관에 또 와줄 수 있겠니?"
예정된 45초의 짧은 공연을 12분으로 바꿔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공식 환영행사에서 한인 아이들이 부른 '아리랑'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를 감동시켰습니다.
이 행사에서 뉴저지 한국학교 어린이 합창단은 한미 정상 앞에서 한국어로 '아리랑', 영어로 뮤지컬 '애니'의 '투모로'를 불렀습니다.
이 합창단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 어린이들로 1~11학년 재학생 40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들은 백악관 내부에서 양국 정상 내외만을 위한 별도의 비공개 추가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뉴저지 한국학교에 따르면 발코니에서 환영 행사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오는 한미 정상 부부에게 백악관 메인홀에서 먼저 기다리던 합창단이 45초 분량의 짧은 버전으로 '아리랑'을 부르기로 했습니다.
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합창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이동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놀란 듯 두 손을 얼굴에 대고 그 자리에 멈췄다고 황현주 뉴저지 한국학교 교장은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등이 아이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손을 잡아주고 어깨를 감싸며 격려하자 '노래 한 곡을 더 듣자'는 백악관 비서실장의 제안에 따라 아이들은 공식 환영식에서 불렀던 '투모로우'를 다시 합창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들이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나도 그쪽을 잘 안다. 난 델라웨어주 출신이고, 아내는 뉴저지주 남부에서 자랐다. 우리는 모두 비슷한 곳에서 왔다"라며 반가워했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재능이 뛰어나고 예쁘지 않냐"고 칭찬하자,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작년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합창단 공연을 본 적이 있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교사 출신으로 현재 커뮤니티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질 바이든 여사는 합창단을 이끄는 황 교장에게 "나도 선생님이다. 아침까지 중간고사 채점을 하다가 나왔다"라며 아이들에게 백악관에 또 오라고 덕담했습니다.
1분 미만으로 예정했던 두 정상 부부와 아이들의 만남이 12분을 넘어가자 백악관 직원들이 합창단을 빨리 퇴장시키려 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아이들을 다시 불러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한편 당초 백악관은 황 교장 등에게 메인홀 행사에 대해 최소 이틀간 비밀 유지를 당부했으나,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각각 트위터에 사진을 올려 먼저 '비밀'을 깼습니다.
황 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백악관에 있는 한인 2세 직원들이 '아리랑'을 들으며 펑펑 울었다. 그중 한 명은 양복 안에 개량한복 조끼도 입었다"라며 "2세 아이들과 그다음 세대가 미국에서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들이 더 잘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eesjee2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