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마약)을 한다. 4~5명이 침 뱉고 슬리퍼 끌고 시내 다니면 우리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나."
국민의힘 양태석 의원이 공식 회의 석상에서 이같이 외국인 혐오 발언이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발언을 한 자리는 지난 20일 경남 거제시의회에서 진행된 '거제시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거제 지역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외국인 혐오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경남도당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습니다.
양 의원이 주장한 "베트남인 10명 중 1명은 뽕(마약)을 한다"는 말은 사실일까.
대검찰청이 발간한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1년 적발된 외국인 마약 사범은 2,339명으로, 이 가운데 베트남인은 310명입니다.
2022년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이 23만 5,007명입니다.
어림잡아 추산해도 "10명 중 1명꼴로 X을 한다"는 건 터무니 없이 과장된 수치입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양 의원은 해당 조례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 가서 일하면 그 나라에서 외국인을 위해 조례를 만들어 주나, 안 만들어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김해 같은 경우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들어와 있는데 경찰서에서 관리가 안 된다"며 "외국 사람들, 특히 베트남 애들, 이런 애들은 관리가 안 돼서 경찰들도 손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해당 시의원의 막말은 국제사회와 우리 사회가 기울여 온 기본적 다양성과 인권 존중의 노력을 정면으로 뒤엎는 지극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수많은 경남지역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에 참담함을 주고 자존감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중앙과 지역정치를 막론하고 쏟아지는 국힘 공직자들의 막말과 혐오발언은 국힘 내에서 어떤 생각을 공유하는지 똑똑히 보여준다"며 "스스로 차별행위를 시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해당 조례안은 상임위에서 보류됐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