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울대생이 1억 5,000만 원 상당의 미술 작품 속 바나나를 먹고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고파 먹었다"라고 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서울대 미학과 재학생 노 모 씨는 지난달 27일 리움미술관에서 진행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 작품 '코미디언'의 바나나를 먹었습니다.
이 작품은 작품은 흰 벽에 은색 테이프로 바나나를 고정한 형식이었습니다.
노 씨는 바나나를 떼어먹고 남은 껍질을 직접 벽에 붙인 후에 촬영까지 했습니다.
미술관 측이 바나나를 먹은 이유를 묻자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고파 먹었다"고 답했습니다.
미술관은 노 씨에게 별도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고 새 바나나를 다시 붙여놓았습니다.
미술관은 2~3일에 한 번씩 작품 속 바나나를 신선한 새 것으로 교체하며 작품 전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씨는 "작품을 훼손한 것도 어떻게 보면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사실 먹으라고 붙여놓은 것이 아닌가"라고 KB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노 씨의 이런 행동에 대해 서울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 씨의 행동이 과거 한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를 모방한 것 같다는 의견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해당 작품은 2019년 12월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처음 선보여졌습니다.
당시 카텔란은 인근 가게에서 약 30센트를 주고 바나나를 구매한 후 테이프로 붙여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작품은 12만 달러에 팔렸는데, 당시 한 행위예술가도 퍼포먼스를 빌미로 작품 속 바나나를 떼어 먹었습니다.
해당 장면은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서울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한 학생은 "먹으라고 갖다 둔 것이 작품의 의도도 아니고, 이미 2019년에 다른 나라에서 바나나를 먹어 이슈화가 된 적이 있다"며 "톰브라운 넥타이 매고 먹은 뒤 손수 영상 찍어 언론사에 스스로 제보까지 한 자의식 과잉에 넌더리가 난다"고 비판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