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마약한 뒤 성관계 맺은 동거女 폭행해 사망케 한 50대 '무죄'

법원, 살해 혐의 무죄·마약 투약 후 운전 혐의 징역 1년 선고
재판부 "부검 결과 사인은 필로폰 급성 중독...폭행으로 인한 사망 입증 어려워"

함께 마약 후 성관계를 하다 여성이 환각 등 이상 증세를 보이자, 그를 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은 5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살해 의도가 입증되지 않아 해당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고, 마약 투약 후 운전을 한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창원지법 형사4부(장유진 부장판사)는 살인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56)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의 한 농막에서 3년째 동거하던 사실혼 관계의 여성 B 씨(40대)와 마약 투약 후 성관계를 했고, B 씨가 환각 증세를 보이자, 폭행한 뒤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와 더불어, B 씨를 방치한 뒤 마약 투약 상태에서 28.8km를 운전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살인 혐의에 대해선 검찰의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위험한 상황인 걸 알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증명하기 어렵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부검 결과도 필로폰 급성 중독이 사망 원인으로 나왔기에 폭행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마약 투약 후 운전 혐의에 대해선 "당시 아들을 태운 채 장거리 운전해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