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 포유류 240종 게놈 비교한 '주노미아 프로젝트' 결과
태반 포유류 240종의 게놈을 분석해 서로 널리 공유되거나 인간만이 가진 고유 유전자를 찾아내는 게놈비교 연구인 '주노미아(Zoonomia) 프로젝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인간을 포함한 태반 포유류 전체에서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를 거치면서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 게놈 부위를 찾아낸 것이 가장 큰 성과로 제시됐습니다.
이런 결과들은 세계 50여개 연구기관에서 15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최대 규모로 진행된 태반 포유류 게놈 분석과 비교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태반 포유류는 자궁 안에서 어느 정도 새끼를 키워 출산하는 포유류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게놈 분석이 이뤄진 종은 전체 포유류의 약 4%에 불과하지만, 18m에 달하는 북태평양 참고래부터 3㎝에 불과한 뒤영벌박쥐에 이르기까지 포유류 계통을 80% 이상 아우르는 것으로 제시됐습니다.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와 보노보, 서부로랜드고릴라, 수마트라 오랑우탄 등도 포함됐습니다.
웁살라대학 연구원 매튜 크리스마스 등이 참여한 한 연구에서는 인간의 게놈 중 적어도 10% 이상이 이들 모든 종에서 바뀌지 않고 고도로 보존돼 온 것이 확인됐습니다.
분석 대상이 된 태반 포유류의 98% 이상(235종)에서 4천552개의 게놈 인자가 똑같았는데, 이들 인자 중 상당수는 건강한 동물로 성장해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철저히 통제돼야 하는 배아 발달과 연관된 유전자 인근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간과 다른 포유류의 차이로는 발달 및 신경 유전자와 연관된 부위가 지목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는 호모 사피엔스가 약 600만∼700만년 전 침팬지와의 공동 조상에서 분리된 뒤 이뤄진 인간적 특성의 진화가 신경계 유전자 통제의 변화와 연관돼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구원은 "인간과 유인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로 지능과 인지력이 꼽힌다는 점에서 이런 결과는 타당하다"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상당 부분은 유전자 자체가 크게 변화한 것보다는 신경 유전자가 통제되는 방식의 변화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