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리 지국장, '믿을 수 없는 발언' 분노 표출
윤석열 대통령을 인터뷰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여기자가 보수 지지자로 보이는 이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들었습니다.
지난 24일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단독 인터뷰한 한국계 미국인 미셸 예희 리 WP 도쿄 서울지국장은 26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이런 문자를 받았다"며 원문과 보낸 이 이름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으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미셸 리 지국장에게 김모씨가 보낸 문자는 "X같이 생긴 게 워싱턴포스트 있으면서 미국인인 척한다, 너 낳은 XXX이 빨갱이…교통사고 나서 뒤져라, 오크(영화 반지의 제왕속 괴물)"라는 욕설과 저주가 뒤섞인 내용이었습니다.
김씨가 이런 참담한 문자를 보낸 건 오역 논란으로 윤 대통령이 괜히 비난을 듣게 만든 데 대한 분풀이 차원으로 보입니다.
이런 욕설문자를 본 많은 이들은 진영을 떠나 깊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오역 논란은 윤 대통령 인터뷰 내용이 문제가 되자 여권에서 '주어'가 빠졌다고 방어논리를 펼치면서 시작됐습니다.
여권 반응에 미셸 리 지국장은 '아니다, 분명히 들었고 녹취록도 있다'는 취지로 녹취록 원본을 공개, 여권을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WP와 인터뷰에서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 의심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하는 등 비판이 쏟아지자 국민의힘은 '주어가 빠져 오역의 소지가 있다'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가지고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도 "인터뷰를 보니까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장이 있는데, '일본'이라는 주어가 해석에서 빠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병민 최고위원 역시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 부분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약간 오역되지 않았는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오역에 가세했습니다.
오역 논란이 일어자자 미셸 예희 리 도쿄 서울지국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번역 오류와 관련해 녹음본과 교차 확인을 했다"며 논란이 된 부분의 녹취록을 올렸습니다.
한글 녹취록은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데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녹취록 말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어가 '저는', 즉 윤석열 대통령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