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치 종주국'이 중국?…"한국의 독자적인 발효식품"
입력 2023-04-24 08:19  | 수정 2023-04-24 08:31
한국의 '김치'와 중국의 '파오차이' / 사진=게티이미지·동북아역사재단 제공

한국과 중국 사이의 문화 갈등 요소로 꼽히는 '김치 종주국' 논란과 관련해, 김치는 한국 상차림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음식이며 채소절임 단계에 해당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늘(24일)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실은 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에서 채소절임 단계와 김치가 분화되는 과정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발효 절임 시기부터 중국과 한국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며 "중국에서는 발효 기술이 적용된 식초, 술 등을 활용한 방법 위주로 발달했고 한국은 소금과 장(醬)을 절임 원료(절임원)로 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옛 문헌에도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중국 최초의 농서로 알려진 '제민요술'(齊民要術) 등을 보면 중국에서는 채소절임을 만들 때 식초, 술, 술지게미 등의 재료를 쓴 것으로 파악되나 고대 한국의 채소절임에는 이를 활용한 흔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의 절임원이 전혀 다르기에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국이 후한(後漢) 말기에 채소절임 기술을 우리나라에 전해 줬다는 주장도 입증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절임 단계에 머물렀다"며 일부 중국인이 주장하는 '김치 종주국' 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한국 김치의 독자성은 젓갈과 각종 향신 채소의 영향이 크다고 봤습니다.

그는 "김치는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사용해 짠맛, 신맛 외에 '맛있는 맛'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며 "동물성 감칠맛을 가미(加味)하고 맛과 영양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면서 독자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별도로 가열하거나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완결된 맛을 지닌 김치는 한국 상차림에 최적화된 음식"이라며 한국의 식문화에 적합한 김치의 독자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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