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5개월간 母 시신 방치한 40대 선처, 검찰도 '항소 포기'

"수년간 피해자 홀로 보살폈으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고립된 생활한 것으로 보여"

법원이 백골 상태인 어머니의 시신을 2년 넘게 집에 방치한 40대 딸에게 실형을 선고하지 않고 선처하자 검찰도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오늘(21일) 인천지검은 최근 사체유기 등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47세 A 씨의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지난 19일 교수·주부·상담사 등 10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 회의를 열고 항소 여부를 심의했고,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항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A 씨가 과거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고 잘못을 반성하는 데다 피해자인 어머니가 살아 있을 당시 장기간 혼자 부양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건강 상태 등을 상세히 메모하며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하는 등 수년간 피해자를 홀로 보살펴 왔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 직후 일부 형제들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하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어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도 참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1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도 부당 수급했다"며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했습니다.

A 씨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았으나, 재판부의 집행유예 선처로 풀려나게 됐습니다.

한편 A 씨는 2020년 8월 6일부터 2023년 1월 11일까지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비라에서 숨진 어머니의 시신을 2년 5개월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뇨병 등 지병을 앓으며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2020년 6월 이후부터 치료를 받도록 하지 않고 방임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어머니의 국민연금 999만 8760만 원과 기초연금 876만 4600만 원 등 총 1800여만 원을 부정수령한 혐의도 받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