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대신 '먹는 당뇨약' 나온다...호주서 경구 인슐린 캡슐 개발

지속형 인슐린 캡슐, 속효성 인슐린 주사와 사용 시 효과 기대

호주에서 한 연구팀이 위에서 분해되지 않는 먹는 인슐린 캡슐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간 당뇨병 환자는 경구 치료제로 혈당 조절에 실패할 경우 하루 2~4번씩 인슐린 주사를 맞아 왔습니다. 인슐린은 단백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섭취하는 음식 속 단백질을 포함해 모든 단백질은 위에서 위산에 의해 잘게 분해됩니다. 따라서 인슐린을 알약처럼 경구 투여할 경우, 위에서 위산 세례를 맞아 혈액 속으로 흡수되기 위해 소장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분해되어 버립니다.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의 샬럿 콘 생물물리화학 교수 연구팀이 위에서 분해되지 않는 특수 인슐린 캡슐을 개발했다고 20일 의학 전문 외신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는 보도했습니다.

이 인슐린 캡슐은 특수 코팅이 되어 있어 수소이온(pH) 농도가 낮은 위에서는 분해되지 않고, pH 농도가 높은 소장에서 분해돼, 인슐린이 방출되면서 체내로 흡수됩니다.

연구팀은 이 인슐린은 캡슐 안에 있는 지방 나노물질 속에 포장되어 있어 위장(僞裝)이 가능해 장관 벽을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임상시험 결과, 효과가 서서히 장시간 지속되는 지속성 인슐린 캡슐의 경우 흡수율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양의 인슐린을 주사로 투여했을 때보다 흡수율이 약 50% 더 높았습니다. 다만,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속효성 인슐린 캡슐도 인슐린 흡수율이 양호했으나, 인슐린을 주사로 투여했을 때보다는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비교적 느렸습니다.

이에 따라, 지속형 인슐린 캡슐은 속효성 인슐린 주사와 함께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내다봤습니다. 또, 일련의 전임상시험이 계속되고 있으며, 곧 임상시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