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요구 거부하고 신고부터"…지난해에만 불법촬영물 21만 건 삭제

【 앵커멘트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삭제한 불법 촬영물은 지난해에만 21만 건이 넘습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7.4배 늘었는데, 센터에서는 조금이라도 낌새가 이상하면 촬영 요구에 응하지 말고 신고부터 해달라고 주문합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박성혜 팀장은 불법으로 촬영하고 유포된 피해자 영상물을 삭제하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출범과 함께했습니다.

2018년부터 벌써 5년째, 박 팀장이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피해자의 영상이 이미 퍼진 뒤에 신고가 들어올 때입니다.

개인정보를 물어본 뒤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협박하면, 이를 거부하고 당장 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겁니다.

유포하기 시작하면 100% 삭제는 어려운 탓입니다.

▶ 인터뷰 : 박성혜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팀장
- "10년 동안 유포가 안됐다가도 다시 재유포가 되기도 하는, 완벽한 삭제는 어렵지만 최대한 다 게시물을 삭제하려고 지원하고 있어요. "

지난해 센터가 삭제한 피해영상물은 21만 건이 넘습니다.

4년 만에 7.4배 늘었습니다.

피해자 상담은 8천 명에 육박합니다.

피해 연령은 10대와 20대가 가장 많고, 여성이 75%를 차지합니다.

가해자는 누군지도 알 수 없는 경우가 절반이고, 잠시 채팅 등을 통해 만난 일시적 관계가 29%입니다.

센터 측은 1인당 80명을 담당하며, 일일이 사이트에 들어가 영상물을 삭제하고 있는데, 소진은 극심합니다.

이에 인원을 더 늘리고, 강제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신보라 / 여성인권진흥원장
- " 제어력을 좀 갖기 어려운 측면이 있죠. 사법 경찰 같은 역할을 부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숙제도…."

음란물 유포는 범죄입니다.

불법촬영 음란물 유포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은 3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중됩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이준우 VJ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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