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벌써 3번째…인천서 전세사기 피해자 또 숨진 채 발견
입력 2023-04-17 12:00  | 수정 2023-04-17 13:30
지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주최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한시적인 경매 중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월 28일과 이달 14일에도 전세 사기 피해자 숨져
'건축왕'으로부터 보증금 9천만 원 돌려받지 못해 신고 접수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세사기의 또 다른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난 2월 28일과 이달 14일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2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 A 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지인이 퇴근 후 그의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A 씨를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습니다.

그는 유서와 함께 발견됐는데,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건축왕 B 씨는 지난해 1∼7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 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 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은 뒤 2021년 9월 임대인의 요구로 재계약을 하면서 보증금을 9,00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그러나 A 씨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지난해 6월 전체 60세대 정도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아파트는 2017년 준공돼 전세보증금이 8,000만 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 2,700만 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이에 따라 A 씨는 보증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피해대책위 관계자는 "A 씨는 평소 새벽에 일을 나가 밤늦게 퇴근하는 등 어렵게 생활하는 중에도 피해 구제를 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노력했던 것으로 안다"며 "전세 사기 피해로 인해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실제 숨지기 전날까지도 직장에 출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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