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나나 비싸다' 말했다가 테러범 취급"...튀니지 축구선수 극단적 선택
입력 2023-04-15 09:26  | 수정 2023-04-15 09:53
니자르 이사우이(35). /사진=연합뉴스
니자르 이사우이 "바나나 가격에 항의하다가 테러범 됐다...나에게 화형 선고"

바나나 가격이 비싸다고 불평했다가 경찰로부터 테러범 취급을 받은 축구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 프로축구 1부리그 US 모나스티르에서 뛴 니자르 이사우이(35)가 화상 전문 병원에서 화상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13일 숨졌습니다.

그는 지난 11일 튀니지 중부 카이루안 주 하푸즈의 경찰서 밖에서 분신해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는 비싼 물가에 항의했다가 경찰이 테러범으로 몰아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바나나를 10 튀니지 디나르(약 4,300원)에 파는 것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경찰에서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며 "바나나 가격에 항의하다가 테러범이 됐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어 "나는 자신에게 화형을 선고했다. 이제 더는 힘이 없다"며 "내가 스스로 형을 집행했다는 것을 이 경찰국가가 알게 하라"고 썼습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만성적 경제난이 깊어지자, 민생고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튀니지의 지난 2월 인플레이션은 10.4%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치솟는 실업률과 화폐 가치 하락 등으로 시민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튀니지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9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추진했지만,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은 IMF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한 식량과 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삭감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