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韓 출마 여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 여부일 겁니다. 정치권에는 "무조건 총선에 출마할 것" 또는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 지역구로 와라"는 등의 전망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패널에게 한 장관의 출마 전망을 묻는 것이 단골 질문이 됐습니다. 대체적인 답변을 살펴보니 객관적인 예측이라기보다 기대 또는 경계 등 주관적인 바람이 담긴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때문에 이해관계가 없는 정치권의 전략통, 또 한 장관과 직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법조계 인사에게 두루 전망을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제 질문에 전화를 끊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 질문 1 한동훈 장관은 정치를 할까?
첫 질문에 복수의 인사들은 이미 한 장관은 정치를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우문현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장관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정치적인 판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신분입니다. 실제로 한 장관이 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장소를 보면 법무부 청사보다 국회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국제청원 사이트에서는 한 장관 딸의 미국 대학행을 놓고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공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장관은 11%를 얻어 여권 후보군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출처=한국갤럼
야권 관계자는 "이 정도 지지율을 나오면 시민들이 불러내는 것"이라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에 응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본격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높은 지지율을 얻었던 윤석열 대통령이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는 달리 한 장관에게는 '반 정치주의 성향이 보이지 않는다”며 "국회 안팎에서 자유롭게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건 대단히 인상적인 정치 행보"라고 평가했습니다.◇ 질문2 한동훈 장관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출마에 무게를 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 총선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가용 가능한 인재들을 모두 동원하는 '올코트 프레싱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총선이 치러진다면 수도권 전망이 밝지 않다"며 "한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모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야권 관계자는 흥미로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의 '평행이론'을 내놨습니다.
조국 북 콘서트 참석한 조민 2023.4.11 출처=연합뉴스
"조 전 장관이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끊임없이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최근 딸 조민 양과 토크 콘서트를 하는 걸 보며 출마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권에서 조 전 장관이 검찰 수사의 희생양이 됐다는 프레임을 들고 나오면 여권에서는 자연스럽게 한 장관이 대항마로 부각될 것이다."
◇ 질문3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플랜B는
향후 정치 행보는 하되 내년 총선은 출마하지 않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여러 예민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한 장관이 거센 외풍을 막고 있는데 만약 장관이 교체되면 수사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후임 법무부장관으로 대안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 갑 당협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직행설이 꽤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장관이 비록 보수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히지만, 정치 구도상 유권자들이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 직후에 바로 검사 출신 대통령을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한 장관이 만약 차기가 아닌 그 이후를 노린다면 내년 총선 대신 2026년 지방선거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무총리 입각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언론 인터뷰)
"(한 장관이) 국무총리를 하면 안되냐. 여러 부처의 업무를 통괄하니까 빨리 익힐 수 있는 그리고 국회 나가서 정치적 답변도 많이 해야 되고 여러 가지로 소양을 기를 좋은 기회니까 그렇게 기른 다음에 정치권에 들어와서 대통령을 해도 늦지 않지 않느냐?”
◇ 질문4 출마 여부 누가 결정할까?
한 장관은 총선 출마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자 선을 명확히 그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4월 5일, 국회 백 브리핑)
질문 : 총선 등판론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요. 오늘도 송파병으로 이사 간다는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답변 :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저와는 전혀 무관하고. 제가 좀 신기한 게 보통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근거가 있어서 얘기가 나올 거로 생각했는데 정치권은 그렇지가 않네요. 송파병이라고 구체적으로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야, 신기하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최근에 재산등록 했잖아요. 거기 제 집 주소 나오잖아요.
질문 : 총선 등판론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요. 오늘도 송파병으로 이사 간다는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답변 :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저와는 전혀 무관하고. 제가 좀 신기한 게 보통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근거가 있어서 얘기가 나올 거로 생각했는데 정치권은 그렇지가 않네요. 송파병이라고 구체적으로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야, 신기하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최근에 재산등록 했잖아요. 거기 제 집 주소 나오잖아요.
출마를 고심 중인 정치인에게 당사자의 의지는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한 장관의 출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도 영향을 끼칠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3.1.26 출처=연합뉴스
올해 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권 일각에서 한 장관 차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윤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너무 이른 것 같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또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의 할 일이 많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는 얘기도 있습니다.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 지형은 요동칠 겁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장관이 검사를 그만두고 정치권에 발을 디딘 순간 이미 호랑이 등에 탄 셈"이라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등판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성식 기자 mod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