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의 선고 유예를 받은 '예비 검사'가 결국 검사복을 입지 못하게 됐습니다.
법무부는 12일 오후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예비 검사' 31살 황모 씨에 대한 검사 신규 임용 여부를 심의했으며, 그 결과 황모 씨를 임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법무부는 "이번 사건처럼 중대한 사안은 검찰 공무원이 되지 못할 심각한 문제"라며 "황모 씨를 최종 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황모 씨는 지난 1월 30일 새벽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식당가에서 술에 취해 행인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이에 경찰관이 출동했는데 "왜 저쪽 편만 드느냐"며 경찰관의 머리채를 잡고 손바닥으로 두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황모 씨는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내가 누군지 아느냐" 등의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황모 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된다"면서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가 선처를 구하는 점, 초범인 점, 성장 과정, 범행 전후 정황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황모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선고유예'는 죄는 인정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처벌 효력이 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황모 씨는 지난해 11월 신규 검사 선발 전형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이달 말 결과가 나오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경우 검사로 임용되는 예비 검사 신분이었던 겁니다.
법무부는 사건 발생 직후 황모 씨를 임용예정자 사전교육이 이뤄지는 법무연수원 교육 절차에서 배제했습니다.
다만, 황모 씨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경우 실무 수습 6개월을 거쳐 변호사로는 활동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변호사법상 금고 이상 형의 선고나 집행유예, 선고유예를 받거나 공무원 재직 중 기소 혹은 파면·해임·면직·정직 처분 등을 받으면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지만, 황모 씨는 벌금의 선고유예를 받았으며 공무원 신분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에 해당 규정을 적용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