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이 최대 순간 초속 30m의 태풍급 바람을 타고 '경포대'로 향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관계 공무원들은 말 그대로 '초비상사태'였습니다.
도 문화관광국, 시청, 문화재청 공무원 20여 명은 화마로부터 강릉 대표 명소인 경포대를 지키고자 즉시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은 강풍을 등에 업고 빠르게 번지는 연기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고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문화재청 직원들은 현판 7개를 떼어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직접 옮겼습니다.
도·시청 공무원들은 소화전과 등짐 펌프 등을 이용해 정자 주변으로 계속 물을 뿌렸습니다.
경포대 인근까지 확산한 산불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불길이 금세 경포대 뒤쪽 100여m까지 접근한 상황.
심지어 정자 인근 아름드리 벚나무와 근처 화초에도 불이 옮겨붙기 시작했습니다.
현장 공무원과 문화재 돌봄이, 안전경비원, 의용소방대가 사력을 다해 물줄기를 쐈고, 때마침 도착한 산불진화차량까지 가세해 불길을 겨우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강릉시 관계자는 오늘(12일) "경포대는 지역을 상징하는 보물로, 불길이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진화 작업을 펼친 덕분에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포대는 강릉을 대표하는 명소로 관동팔경(關東八景)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히며 2019년에 보물로 지정됐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