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1일) 배승아 양 발인식…유가족 눈물
다른 어린이도 뇌수술·실어증 등 위중한 상태
다른 어린이도 뇌수술·실어증 등 위중한 상태
대전 스쿨존에서 음주운전으로 9세 배승아 양을 사망케 한 전 공무원 66세 A씨가 소주 1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선 진술에서는 소주 반 병을 마셨다고 했는데, 이를 번복한 겁니다.
오늘(11일) 대전경찰청 언론 브리핑에 따르면 운전자 A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8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소주를 반 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했지만,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소환 조사에서는 당시 소주 1병을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A씨는 8일 낮 12시 30분쯤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노인복지관 구내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으며, 소주 1병을 마셨습니다. 오후 2시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A씨는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고, 자택이 위치한 둔산동까지 5.3km 가량을 운전하다 출발한 지 20여 분 뒤 사고를 냈습니다.
A씨의 차는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했고, 어린이보호구역을 걷고 있던 어린이 4명을 덮쳤습니다.
이들 가운데 배승아 양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 도중 숨졌으며, 승아 양과 함께 사고를 당한 B양은 대전의 한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있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실어증 상태로 회복 여부를 알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으며, 나머지 한 명은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후유증 진단을 위해 재입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운전자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9) 양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운전자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9) 양의 발인식이 열린 11일 오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배 양의 어머니가 을 품에 끌어안은 채 흐느끼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오늘 오전 승아 양의 발인식이 엄수됐습니다. 승아 양의 어머니는 승아 양이 생전에 좋아하던 인형을 품에 끌어안은 채 "우리 딸 어떡해", "어쩌면 좋아"라며 내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운전자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 운전 치사,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오던 A씨는 "인도 연석을 안 받으려고 차량을 회전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실수를 했다. 유가족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쿨존에서 인도를 덮친 만취운전자 차량에 배승아(9) 양이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앞 인도에 배 양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하굣길에 추모 공간에 들른 인근 중학생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 사진 = 연합뉴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