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결제' 손님 카드 복제해 1700만 원 사용한 배달기사 검거

"복제한 신용카드로 귀금속 구매한 뒤 유흥비 위해 현금화"

10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사기 등의 혐의로 20대 남성인 배달대행기사 A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일당 9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A 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 34명에게서 건네받은 신용카드를 복제한 뒤, 귀금속 등을 구매하는 수법을 통해 1700만 원가량을 무단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어 구매한 귀금속 등을 현금화한 뒤 주로 유흥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배달 앱에서 고객이 '만나서 결제' 옵션을 선택하면 신용카드를 직접 건네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A 씨 일당이 위조한 신용카드의 IC칩을 고의로 훼손한 모습 / 사진 제공 = 부산 남부경찰서

고객이 신용카드를 건네면 먼저 복제기기에 긁은 뒤, "결제가 제대로 안 됐다"며 결제용 단말기를 꺼내 결제해 의심을 피한 것입니다.

일당은 배달기사가 카드 단말기를 2개 가지고 다닌 점을 수상하게 여긴 피해자의 진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신용카드에는 IC칩과 마그네틱 부분이 함께 있는데, 이들은 마그네틱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신용카드 사용 시 마그네틱 결제를 제한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금융 당국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안성이 높은 IC칩으로 결제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단말기에 카드를 꽂아 IC칩으로 결제하지 않고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을 긁어 결제한 뒤 '실패했다'며 다시 IC칩 이용 결제를 하는 경우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