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헛디뎌 우물에 빠진 노인이 약 19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5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1시쯤 대구 동구 둔산동에서 동네 산책을 하던 70대 A씨가 119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어두운 밤 산책 중, 폐우물 안으로 떨어진 A씨는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는데, 당황한 탓에 "동굴 속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배터리 부족으로 A씨의 휴대전화는 꺼져버렸습니다.
경찰은 A씨가 119 상황실과 통화했던 내용들을 단서로 인근을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한 말 중 "물이 깊다" "공군 숙소쪽" "두릅 밭" 등에 집중한 것. 또 그가 '동굴'이라고 한 이유가 매우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 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기동대 경력과 형사팀, 실종팀, 드론수색팀 등 200여명과 수색견 네 마리를 동원해 수색을 진행한 경찰은 이날 오후 8시 20분쯤 한 과수원 내 우물 안에서 A씨를 발견해 구조했습니다.
우물에 빠진 A(79)씨/ 사진 = 연합뉴스
이 우물은 높이 6m, 지름 2m로 A씨는 폐우물 위에 있던 덮개를 밟고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어 우물 안 물은 무릎 높이 정도 차 있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오랜 시간 우물 속에 갇혀 있었던 점을 고려해 트라우마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을 도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소방이 합심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상세히 분석해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실종자 수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