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베테랑 소방관' 갑자기 합격 취소…아무도 몰랐던 그 이유는?

20년간 각종 현장에서 인명구조를 해오던 베테랑 소방관이 뒤늦게 '응시 자격 미달'로 확인돼 임용 20년 만에 합격 취소 결정됐습니다.

오늘(5일)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창원지역 한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40대 A 씨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경력을 인정받아 2003년 구조대원 경력직에 합격했습니다.

이후 A 씨는 각종 수상·산악·화재 현장에서 구조 활동 등 임무를 해왔습니다.

또 한 소방관대회 구조 왕에서 뽑혀 1계급 특별진급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임용 취소를 결정한 이유는 20년 전 채용 당시 제출한 그의 경력이 '가짜'였기 때문입니다.

소방 당국은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A 씨의 임용 당시 자격이 미달이라는 민원을 접수하고 확인 과정을 거쳐 지난달 10일 최종 합격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소방 당국이 내건 경력요건은 '특수부대 3년 이상'이지만 실제 근무한 경력은 2년 1개월로 확인됐습니다.

서류 탈락 대상인 겁니다.

SSU에서 2년 1개월 근무한 A 씨는 어떻게 경력직 서류를 통과할 수 있었을까.

A 씨가 제출한 군 경력 증명서는 병적증명서로, 이 문서에는 계급·개월별 업무 등 상세한 기록이 나오지 않아 전체 군 생활 기간만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즉 A 씨는 특수부대 경력은 2년 1개월이지만, 군 생활 전체 연수가 4년이라 임용 당시 서류를 통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A 씨는 창원소방본부에 "공고문을 다 읽어 봤고, 병적증명서에 따라 자격이 될 줄 알았다"며 "고의로 경력을 부풀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 의뢰할 수도 있지만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고, 채용 담당자 징계도 처벌 기간이 만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군 경력 서류가 상세한 목록이 나오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최근에는 상세한 군 경력이 표기된 '군 경력 증명서'를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