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직원은 귀가하라"…대전시 산불 비상소집, 여성 공무원 배제 논란
입력 2023-04-03 17:04  | 수정 2023-04-03 17:05
지난 2일 대전시청 전 직원에게 발송된 산불 대응 관련 문자메시지. / 사진=직장인 인증 커뮤니티 블라인드
대전시 측 “급격한 경사 위험 지역…체력 소모 고려”

대전시가 산불 진화 비상근무 소집에서 여성 공무원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2일 정오 12시쯤 대전 서구에서 산불이 발생해 시와 자치구 전 직원 동원령을 발령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당시 대전시청 산림녹지과는 대전시 전 직원에게 ‘산불 긴급 비상소집을 발령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이날 오후 6시 2차로 발송된 문자메시지입니다. 해당 메시지에는 ‘산불 현장에 비상 대기 중인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후 오후 10시 48분에 발송된 메시지는 이튿날 ‘산불 관련 비상 근무 안내 내용을 담고 있는데, 본청의 남자 직원들은 오전 6시까지 동편 주차장에서 버스에 탑승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해당 논란은 지난 2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전 산불 남자만 공무원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불거졌습니다.

자신이 공무원임을 인증한 A 씨는 산불 진화 과정에서 대전시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엔 특정 장소로 전 직원 소집문자를 보내더니 한 시간쯤 뒤엔 여직원들은 돌아가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아서 들어갈 장소도 없이 대기하는 남자 직원들이 안타까웠다”며 결국 누구는 남고, 자리 떠나는 여자 직원들도 서로 불편한 상황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공무원 B 씨는 산불 대응뿐 아니라 숙직 등에서도 관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가 올린 메시지 캡처본에 따르면 ‘각 관과 소 주무 팀장 및 서무분들께서는 투입 인원 선발해 즉시 행정과로 통보 요청(남자 직원 선발, 소집 인원 별송)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B 씨는 같은 직원이지만 남직원만 찾는다”며 숙직도 남자만, 산불 근무도 남자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2일 대전 서구 한 산에서 불이 나 산림 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전시는 오늘(3일) 해당 논란에 대해 남녀의 구분 없이 산불 현장이 급격한 경사와 함께 위험한 지역이라 신체적으로 체력 소모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려했다”고 매일경제 측에 설명했습니다.

이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하는 작업이고 필요한 인원도 전 직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들을 뽑다 보니 상식적으로 결정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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