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취객만 골라 휴대전화 훔친 뒤 해외로 밀반출한 15명 검거

'부축빼기' 수법으로 24명 휴대전화 도난

지하철 승강장이나 객차 안에서 취객의 휴대전화를 훔쳐 해외로 밀반출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베트남인 불법체류자 A 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장물업자 등에게 대당 20만∼110만 원에 휴대전화를 사들인 뒤 베트남으로 반출해 1천 800여 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상습장물취득과 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입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훔친 휴대전화를 A씨에게 판매한 절도범과 장물업자 등 14명도 검거해 이 가운데 8명을 구속했습니다.

취객을 부축해주는 척하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빼내 가는 '부축빼기' 수법으로 피해자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도난당했습니다. 일부는 객차 내 폐쇄회로(CC)TV가 없는 5·9호선만 노려 휴대전화를 훔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이로 인한 피해자는 총 2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A 씨는 장물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자 베트남 현지 조직원들과 공모해 '피싱'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휴대전화 원주인에게 '분실폰이 발견됐다'는 내용과 함께, 지도 위치 링크를 첨부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로그인을 유도한 뒤, 휴대전화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이런 수법으로 초기화한 휴대전화를 수출대행업체나 베트남인 '보따리상' 등을 통해 베트남으로 밀반출했습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A 씨는 대포통장·대포폰을 사용하고, 주로 새벽 시간대 장물을 거래하는 등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다른 공범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