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우원, 5·18묘지 참배…본인 옷으로 묘비 닦으며 넋 위로
입력 2023-03-31 14:46  | 수정 2023-03-31 14:51
5·18 최초 사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역을 참배하는 전주환 씨. / 사진 = MBN 자료화면
"너무 늦게 와서 죄송…더 좋은 것으로 닦아 드리고 싶어"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습니다.

전 씨는 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후 추념탑에 헌화·분향한 전 씨는 5·18 희생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습니다.

5·18 최초 사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역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4학년 희생자인 고 전재수 군, 행방불명자와 이름 없는 무명 열사 묘역까지 돌았습니다.

전 씨는 묘비마다 무릎을 꿇고 비석과 영정 사진을 검은색 외투로 여러 차례 닦았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옷으로 하지 말라"며 흰색 수건을 건넸지만 전 씨는 받지 않았습니다.

5·18 최초 사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역을 참배하는 전주환 씨. / 영상 = MBN 자료화면

참배를 마친 전 씨는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며 "와서 (돌아보니) 제 죄가 더욱 뚜렷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겉옷으로 묘비를 닦았는데, 제가 입던 옷 따위가 아니라 더 좋은 것으로 닦아드리고 싶었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고등학생 시민군 고(故) 문재학 열사의 모친 김길자 여사는 소감을 마친 전 씨를 껴안고 "찾아와줘서 고맙다. 부디 진상규명을 이룰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전 씨는 "저 같은 죄인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용서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계속 사죄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도 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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