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좀 그만하라”던 유동규...이재명과 대장동 의혹 이후 첫 대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 씨가 오늘(31일) 법정에서 대면합니다.

두 사람의 대면은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3회 공판을 열고 유씨를 증인으로 소환합니다.

2015년 1월 14일 호주 출장 당시 동행한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과 관련한 사실관계에 대해 증언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호주와 뉴질랜드 출장에 김 처장이 동행한 점에 비춰 이 대표의 발언이 허위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출장에 동행한 유씨는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몰랐을 리 없다는 입장입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사진=연합뉴스

유씨는 이달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본인 재판의 휴정 시간에 취재진에 "(이 대표가)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김문기씨가 2명만 탑승할 수 있는 카트를 몰아 이재명 대표를 보좌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은 최근 "호주 출장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김문기씨, 시장 의전 비서 A씨 등 세 명만 따로 요트를 빌려 바다 낚시를 함께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요트를 빌리는 데 3000호주달러(현재 환율 기준 250만 원)가 들었는데 내가 개인 돈으로 냈다"면서 "나는 이틀 전에 공식 일정을 빼먹고 골프를 쳤기 때문에 눈치가 보여 요트만 빌려주고 낚시는 함께 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해외 출장 중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 사진=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제공

한때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불린 유씨는 지난해 대장동 비리 의혹 재수사가 이뤄지자 이 대표에게 불리한 '폭로성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그는 "김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 발언에 배신감을 느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 측은 그러나 출장에 동행해 골프를 쳤다는 이유만으로 '김 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말을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장 재임 중 해외 출장이 16차례 있었고 성남시 공무원 등 10여 명이 매회 함께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김 처장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호주 출장' 당시 함께 골프를 친 사실과 더불어 최근 유 전 본부장의 연이은 폭로로 이날 법정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대장동 개발 사업 실무자로 알려진 김 전 처장은 지난 대선 때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