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탈의실 침입 남성, 작정하고 '여장'…가발·치마·스타킹까지

최근 서울 영등포구 한 헬스장에서 여장을 한 남성이 여성 탈의실에 침입해 2시간쯤 머물렀다가 검거됐습니다.

이에 헬스장과 수영장 등 다중이용시설 내 탈의실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9일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남성 A씨를 입건했습니다.

A씨는 긴 머리 가발과 검정 마스크를 착용한 채 헬스장 여성 탈의실에 들어가 2시간쯤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경찰에 "착각해서 들어갔다"고 진술했습니다.

해당 헬스장 이용자 등에 따르면 이 헬스장은 안내데스크 앞에서 태블릿PC에 전화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면 입장이 가능합니다.

안내데스크 옆에 남녀 탈의실이 있는데, 출입문 앞 폐쇄회로TV(CCTV) 외 별다른 보안 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스크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 외부인이 들어와 곧바로 탈의실로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지난달에도 서울 은평구 한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몰래 들어가 여성들을 훔쳐본 남성 B씨가 체포됐습니다.

B씨는 짧은 치마에 검정 스타킹을 신고 가발에 구두까지 신는 등 여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수영장 등록을 하고 싶다며 수영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여성 탈의실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다중이용시설의 목욕탕, 탈의실이 외부에 쉽게 노출돼 있는 만큼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통상 이 같은 시설에는 보안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관리인이 24시간 상주하기 어려워 외부에 쉽게 노출됩니다.

한 수영장 운영자는 "보통 CCTV를 탈의실 쪽에 달아서 관리하긴 한다"면서도 "그래도 직원이 24시간 관리하진 않기 때문에 방심하는 순간 누군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2조에 따르면 자신이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탕,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한 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