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안 불감증'에 빠진 IT 강국
입력 2010-03-10 11:48  | 수정 2010-03-10 14:51
【 앵커멘트 】
금융거래에서부터 스마트폰과 게임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의 사이버 보안수준은 너무나 취약합니다.
보안 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7월 7일 청와대를 비롯해 주요 은행과 언론사, 포털 사이트가 마비되며 일대 혼란이 일어납니다.

좀비 PC를 이용한 이른바 디도스(DDos) 공격으로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백신만 설치해 자주 업데이트를 해줬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지인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일이 종종 빚어졌습니다.

자신의 정보가 누군가에게 도용당한 겁니다.

▶ 인터뷰 : 메신저 피해자
-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돈 보내달라고 해서 보낼 뻔했는데 직접 알아보니까 아니라고 해서 당황이 되었죠."

해킹에 가장 노출된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의 보안 수준은 더 한심합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의 분석결과 지난 5년간 금융기관에 대한 해킹시도는 무려 2억500만 건으로, 하루 평균 21만여 건의 침입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보호 예산은 전체 IT 예산의 2.8%에 불과하고, 보안 전담인력도 전산 인력의 3.1%에 지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권석철 / 보안업체 전문가
- "HTS나 증권 프로그램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사이버) 보안 문제를 점검하지 않으면 대형사고들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마다 사이버 해킹사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의 보안 수준은 IT 강국이라는 명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2명 중 한 명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고, 100명 중 16명은 백신 프로그램의 '실시간 감시' 기능을 설정하지 않은 채 PC를 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종인 /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
- "기업이나, 개인, 정부가 정보보호에 대한 기본 생각을 바꿔서 '이것은 필수 사항이다. 그리고 정보화를 할 때는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정보보호를 사전 또는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해킹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나 기업체는 관련 예산과 인력을 늘리겠다고 말하지만, '말 서비스'에 그치기 일쑤입니다.

컴퓨터 보급률과 인터넷 보급률이 80%가 넘는 한국은 여전히 보안 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

▶ 스탠딩 : 김형오 / 기자
- "휴대용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해킹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이버 폭탄이 우리 곁에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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