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쿠팡 과로사 노동자 유족 소송…유족 "회사 법적 책임 명백"에 쿠팡 "유가족 지원 노력"
입력 2023-03-28 17:19  | 수정 2023-03-28 17:56
지난 2020년 쿠팡물류센터에서 과로사한 장덕준씨의 어머니인 박미숙씨가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노동자 건강을 위협하는 근로시간 개편안' 유가족·전문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28


지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과로로 숨진 당시 27살 고 장덕준 씨 유족이 쿠팡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장씨의 유족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 사망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확인하고 배상을 청구하고자 쿠팡의 물류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를 상대로 동부지법에 소장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쿠팡은 노동자가 야간 교대 작업 등을 할 때 건강장해 예방 조치를 할 의무가 있지만 이러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고인의 과로사에 대한 법적 책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는 "2년 넘게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해 왔지만 쿠팡 측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과 관련한 논의를 더는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소송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장씨는 2020년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심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

조사 결과 장씨는 숨지기 전 3개월 동안 매주 평균 58시간 38분을 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듬해 2월 장 씨에 대해 업무시간 과다, 야간근무, 중량물 취급 등 과로에 시달렸다며 산업재해 판정을 내렸습니다.

어머니 박씨는 오늘(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근로 시간 개편 관련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해 주 52시간 이상 노동을 허용하는 정부 개편안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씨는 "술·담배 안 하는 건강한 20대 청년도 1년 4개월간 야간근무를 하면 죽을 수 있다"며 "주 60시간이 채 안 됐지만 아들은 일하다 죽었고, 문제가 있다는 걸 말해주는데 왜 아무도 규제하려 들지 않는 건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측은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쿠팡 측은 또 "2022년 12월 기준 물류운송업계의 업무상 사고로 인한 사망은 900건 이상"이라며 "쿠팡은 물류업계를 비롯한 국내 사업장 중 가장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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